꽃피우는 삶을 살기 위해서는 노래하고 그림 그리고 춤을 추어야 한다. 한 식당에 대한 짧은 이야기로 시작하고 싶다.
내가 알고 있는 그 식당에는 없는 음식이 없지만 입장하고 주문하는 방법이 여느 식당과 다릅니다. 돈은 필요 없으나 세 가지를 해야 합니다.
첫 번째는 식당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자신이 아는 가장 아름다운 노래를 한 곡 불러야 합니다. 나는 배가 고파서 어서 식당 안으로 들어가고 싶었지만 내가 아는 노래 중 가장 아름다운 노래를 조용히, 하지만 정성껏 불렀습니다. 감사와 사랑에 대한 노래였습니다. 웨이터는 흡족해하는 것 같았습니다. 나를 식당 안으로 들이고 테이블로 안내하였습니다.
두 번째는 독특한 방법으로 주문을 해야 합니다. 냅킨과 색연필들을 받았습니다. 웨이터에게 음식 이름을 말해서는 소용이 없습니다. 냅킨에 색연필로 주문하려는 음식을 그려야 합니다. 주방장이 알 수 있도록 정성스럽게, 세세하게 그려야 합니다. 냅킨이 얇아서 조금만 대충 힘을 주면 냅킨은 찢어지기 쉽습니다. 그림을 다 그리면 냅킨을 웨이터에게 주면 됩니다. 웨이터는 냅킨을 주방장에게 건네줍니다. 나는 마음속으로 가장 먹고 싶은 음식을 정하고는 냅킨에 정성껏 조심스럽게 그렸습니다. 되도록 세세하게 그렸고 먹음직스럽게 그렸으며 색연필로 색도 칠했습니다. 웨이터는 냅킨에 그린 그림이 무엇인지 알겠다는 표정으로 주방장에게 건네주러 주방으로 들어갔습니다. 아무도 주방장의 얼굴을 본 적은 없습니다. 매번 음식이 나오는 것으로 보아 주방장은 있는 것 같았습니다.
주방장이 만든 음식을 받으려면 세 번째 할 일을 해야 하는데 웨이터가 소개해 주는 한 사람과 춤을 추면 됩니다. 웨이터는 한 사람을 내게 데려왔는데 남루한 옷을 입고 있는 할머니였습니다. 얼굴과 손은 주름이 자글자글하였습니다. 나는 조금 당황했습니다. 조금은 기대를 했었는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처음 약속을 기억하고 할머니가 내민 손을 잡았습니다. 할머니는 내 눈을 보더니, 살짝 웃는 듯 마는 듯했습니다. 그리고 한 번 발을 옮겼습니다. 나는 춤 역시 잘 못 추지만 할머니를 따라서 발을 옮겼습니다. 그제야 할머니는 다른 손으로 내 어깨를 잡더니, 천천히 춤을 이끌었습니다. 나는 그저 그녀가 이끄는 대로 춤을 추었습니다. 춤의 속도는 빨라지기도 하고 또 어느 순간 고요해지기도 했습니다. 나는 잠시 음식도 잊고 나 자신도 잊었습니다. 다시 정신을 차려 보니 할머니는 미소 짓고 있었고 내 눈을 또 한 번 바라보고는 웨이터와 함께 주방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어느새 나의 테이블에는 내가 주문한 음식이 놓여 김을 모락모락 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식당에 있는 사람들이 모두 원하는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어떤 사람은 식당 앞에서 노래를 부르지 않고 막무가내로 안으로 들어오려고 합니다. 또 어떤 사람은 뭐가 불안한지 슬프고 어두운 노래를 부르는 것입니다. 그 사람들은 결국 식당 안에 들어오지 못했습니다.
식당에 들어온 어떤 사람은 웨이터에게 무례하게 음식을 가져오라고 소리치고 있었습니다. 다른 사람은 간절하게 음식을 달라고 사정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웨이터는 아무것도 듣지 못했다는 듯이 지나쳐 버렸습니다. 어떤 사람은 냅킨에 그림을 그리다가 이내 다른 그림을 그리고 또 다른 그림을 그립니다. 어떤 음식인지 알아보기가 어려워졌습니다. 냅킨이 너무 부드럽고 얇아서 찢어지기도 했습니다. 그 사람들 역시 음식을 볼 수 없었습니다.
한 여성은 아름다운 노래를 부르고 들어와 냅킨도 건네고 잔뜩 기대한 표정으로 웨이터를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웨이터가 데리고 온 사람은 다리를 저는 키 작은 사내였습니다. 그 여성은 망설이며 웨이터와 그 사내를 번갈아 바라보다가 한숨을 쉬면서 식당을 나갔습니다.
나는 사람들에게 이 식당의 주문법을 알려주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에게 큰 소리로 방법을 말했습니다. 하지만 아무도 귀를 기울이는 것 같지 않았습니다. 안타까운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음식이 나오지 않자 너무나 화가 났는지 메뉴판과 테이블로 음식을 만들려고 했습니다. 메뉴판을 가위로 오리고 테이블을 톱으로 자르고 있었습니다. "겨우 성공을 해서 음식 모양이 나오더라도 그건 음식이 아니잖아요!"하고 나는 소리쳤지만 그 사람은 내 말을 듣고 오히려 내가 이상한 듯이 바라보았습니다. 한 남자는 음식을 주문해 놓고도 음식이 나오지 않을까 봐 테이블 위에 엎드려 눈을 감고 있었습니다. 한 여자는 춤도 추지 않고 식당에서 나오는 텔레비전만 하염없이 보고 있었습니다. 누구에게도 내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 것 같았습니다. 나는 잠시 주위를 돌아보다가 자리에 앉아 음식을 맛있게 먹고 식당을 나왔습니다.
이 이야기에 이 책의 정수가 담겨 있다. 꽃피우는 삶을 살기 위해서는 노래하고 그림 그리고 춤을 추어야 한다.
지금 이 순간은 눈에 보이는 형상만 있는 것이 아니다. 세 가지 차원이 겹쳐져 있으며 서로 연결되어 있다. 세 가지 차원은 진동수가 서로 다르다. 진동수가 빠른 차원이 있는가 하면 진동수가 느린 차원도 있다. 그 차원들에 이름을 붙인다면 노래, 그림, 춤이 적절하다. 노래는 중간 정도의 진동수이며 그림과 춤을 이어주는 역할을 하며 만물의 배경이 된다. 감사와 사랑이 충분하면 가슴에서 노래가 흘러나온다. 마음속의 어두운 부분은 밝아지며 브레이크는 풀린다. 그림은 가장 빠른 진동수이다. 마음 깊은 속에 그림을 그려서 걸어놓으면 내비게이션에 목적지를 입력하는 것처럼, 식당에서 주문을 하는 것처럼, 흙에 씨앗을 뿌리는 것처럼 소망하는 바를 잠재의식에 심을 수 있다. 우리가 되고 싶은 사람이 되고, 하고 싶은 일을 하고, 갖고 싶은 것을 가질 수 있다. 그림을 그리고 충분히 오래 간직하면 삶의 흐름은 그림을 향하게 되고 접혀 있던 세상은 펼쳐져 그림을 드러나게 된다. 춤은 가장 느린 진동수이며 액셀을 밟는 것과 유사하다. 다양한 운동을 하고 악기를 연주하는 과정과 유사하다. 통제하려는 바람을 알아차려 흘려보내고 더 높은 무언가에 내맡기게 되면 세상과 하나가 된다. 몰입하게 되어 마치 춤을 추듯이 다양한 운동을 하고 악기를 연주하게 된다. 신과 함께 움직이는 차원이다.
가장 아름다운 상태는 가슴에서는 감사와 사랑의 노래가 울려 나오며 하늘 높이에는 가장 고귀한 그림이 별처럼 빛나고 있으며 몸은 이 순간이라는 강물과 하나가 되어 춤을 추는 상태이다. 이 순간 만물에 스며있는 신에게 감사라는 노래를 부르고 쉼 없이 하늘에 그림을 그리며 신과 함께 기쁨의 춤을 추는 상태이다.
범사에 감사하라
쉬지 말고 기도하라
항상 기뻐하라
Give thanks in all circumstances
Pray continually
Be joyful always
- 데살로니가전서 5:16-18
예수님이 성경에서 말씀하셨듯이 범사에 감사하는 경지는 가장 아름다운 노래를 부르는 것이다. 쉬지 말고 기도하는 경지는 내밀한 소망을 온 마음을 다해 그리는 것이다. 항상 기뻐하는 경지는 매 순간 몰입하여 기쁨의 춤을 추는 것과 같다.
꽃피우는 삶을 사는 사람은, 꽃을 피우는데 사람들의 인정이 필요 없음을 안다. 꽃을 피웠을 때 자신은 이미 알고 있다. 깊은 기쁨과 한없는 평화를 느끼기 때문이다. 꽃을 피우는 일은 자신이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며 신과 함께 해야 하는 일임을 안다. 노래를 부르고 그림을 그리고 춤을 춘다면 꽃이 핀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는 자연의 섭리임을 알고 초조해하지 않는다. 신이 할 일을 넘보지 않고 사람이 해야 할 일을 게을리 하지도 않는다. 신이 할 일과 사람이 해야 할 일을 아는 것이 '지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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